[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영화 '봉오동 전투'는 제목 자체로 의미를 지닌 작품입니다. 이 영화 이전까지 홍범도 장군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작품은 국내에선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물론 모티브로 삼은 인물이 작품에 출연하기는 했습니다. tvN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입니다. 1895년 명성황후 시해 사건이 발생하고 당시 백성들 분노가 전국을 들끓게 했습니다. 국모 시해 소식에 분개한 일명 ‘홍대장’으로 불린 인물, 바로 ‘호랑이 사냥꾼’ 홍범도입니다. ‘미스터 선샤인’에선 ‘장포수’란 인물로 등장했습니다.
2019년 개봉한 영화 '봉오동 전투'는 홍범도 장군이 직접 이끈 대일본 전투의 역사적 명칭 그대로입니다. 물론 홍범도 장군은 영화 말미에 아주 잠시 등장할 뿐이었습니다. 홍범도 장군을 연기한 배우 최민식도 ‘특별출연’에 불과했습니다. 그럼에도 홍범도 장군 때문에 이 작품이 주목을 받은 이유가 영화와 드라마에서 직접적으로 이름을 언급하고 등장한 것이 처음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영화 '봉오동 전투'는 흥행 여부와 상관없이 이런 존재로 해석됐습니다.
더구나 영화 개봉을 기점으로 예능 프로그램도 홍범도 장군을 소개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홍범도 장군 업적과 생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비롯해 미디어에서 본격적으로 ‘홍범도’를 쏟아냈습니다.
홍범도 장군이 조명을 받은 지 4년 만에 육사 교정 안에 설치된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발생했고 그 논란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습니다. 흉상 이전을 해야 한다 주장하는 쪽 논리는 홍범도 장군의 소련 공산당 입당을 문제 삼고 있습니다. '봉오동 전투'를 연출한 감독, 그리고 출연한 배우들은 현재의 상황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갖고 있을까요.
연출을 맡은 원신연 감독은 뉴스토마토를 통해 “차기작 준비 관계로 홍범도 장군 이슈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원 감독은 "요즘 정치적으로 논란이 되는 부분에 대해서 차기작 준비 관계로 미디어와의 접촉을 완전히 끊은 상태라 내용에 대해 잘 모르겠다. 죄송하다"고 말했습니다.
'봉오동 전투'의 실질적 주인공 ‘황해철’로 강한 인상을 남긴 유해진 소속사 측은 "정확하게 홍범도 장군과 관련된 이슈가 뭔지 모르겠다. 일단 배우가 작품 자체를 한지 오래 됐고 캐릭터를 연기했다는 이유로 좋은 이슈도 아닌 것 같은데 배우가 언급하는 것은 힘들 것 같다. 해당 이슈에 대해 조금 더 정확히 찾아 보겠지만 언급 자체가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습니다. ‘봉오동 전투’에서 ‘황해철’과 함께 사실상 투톱 주인공으로 등장한 ‘이장하’역의 류준열 소속사도 “이런 정치적 사안에 발언을 하기는 힘들다. 이해해 달라”고 전달해 왔습니다.
'봉오동 전투'에서 홍범도 장군으로 특별 출연한 배우 최민식은 봉오동 전투 승전 100주년을 맞아 국가보훈처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힘을 모아 제작한 홍범도 장군 업적을 기리는 4분짜리 영상의 한국어 내레이션을 맡았기도 했습니다. 수차례 시도 끝에 뉴스토마토와 연락이 닿은 배우 최민식은 "노코멘트다. 잘 아시지 않느냐. 미안하다"며 더 이상 해당 논란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침묵을 택한 겁니다.
홍범도 영상 제작과 배우 송혜교와 함께 봉오동 전투 100주년을 기념해 카자흐스탄 크질오르다 주립과학도서관에 홍범도 장군 대형 부조 작품을 기증한 서경덕 교수도 말을 아꼈습니다. 서교수는 "해당 사안이 정치화 되는 느낌이다. 이에 대해 발언을 하는 것조차 조심스러운 입장이다"며 언급을 피했습니다.
'봉오동 전투'를 시작으로 MBC '선을 넘는 녀석들'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등 각종 예능에서 홍범도 장군의 삶을 다뤘습니다. 홍범도 장군의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삶을 조명하고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카자흐스탄에서 생을 마감했던 그의 삶을 대중들에게 소개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논란이 불거지자 '침묵'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선을 넘는 녀석들'에 출연해 홍범도 장군에 관해 이야기를 했던 설민석 강사 역시도 현재 논란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나마 한국사 일타 강사로 유명한 전한길이 현재 평가에 대한 것이 각자 비중을 두고 싶은 것에 초점을 맞춰 정치적 잣대로 주장만 해 정치적인 분쟁으로 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역사 전문 강사이자 방송인 심용환 소장도 현재의 잣대로 과거를 규정하는 게 왜곡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러한 상황이다 보니 대중문화계가 홍범도 장군을 콘텐츠로서 주목하다 정작 논란이 되자 홍범도 장군을 '콘텐츠'로만 이용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된 것입니다. 공인으로써 논란에 침묵을 택한 것은 '비겁함'이라는 지적도 더해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부끄러운 현실입니다.
영화 봉오동 전투 포스터(사진=쇼박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기사원문 : http://www.newstomato.com/ReadNews.aspx?no=1200665&inflow=N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영화 '봉오동 전투'는 제목 자체로 의미를 지닌 작품입니다. 이 영화 이전까지 홍범도 장군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작품은 국내에선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물론 모티브로 삼은 인물이 작품에 출연하기는 했습니다. tvN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입니다. 1895년 명성황후 시해 사건이 발생하고 당시 백성들 분노가 전국을 들끓게 했습니다. 국모 시해 소식에 분개한 일명 ‘홍대장’으로 불린 인물, 바로 ‘호랑이 사냥꾼’ 홍범도입니다. ‘미스터 선샤인’에선 ‘장포수’란 인물로 등장했습니다.
2019년 개봉한 영화 '봉오동 전투'는 홍범도 장군이 직접 이끈 대일본 전투의 역사적 명칭 그대로입니다. 물론 홍범도 장군은 영화 말미에 아주 잠시 등장할 뿐이었습니다. 홍범도 장군을 연기한 배우 최민식도 ‘특별출연’에 불과했습니다. 그럼에도 홍범도 장군 때문에 이 작품이 주목을 받은 이유가 영화와 드라마에서 직접적으로 이름을 언급하고 등장한 것이 처음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영화 '봉오동 전투'는 흥행 여부와 상관없이 이런 존재로 해석됐습니다.
더구나 영화 개봉을 기점으로 예능 프로그램도 홍범도 장군을 소개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홍범도 장군 업적과 생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비롯해 미디어에서 본격적으로 ‘홍범도’를 쏟아냈습니다.
홍범도 장군이 조명을 받은 지 4년 만에 육사 교정 안에 설치된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발생했고 그 논란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습니다. 흉상 이전을 해야 한다 주장하는 쪽 논리는 홍범도 장군의 소련 공산당 입당을 문제 삼고 있습니다. '봉오동 전투'를 연출한 감독, 그리고 출연한 배우들은 현재의 상황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갖고 있을까요.
연출을 맡은 원신연 감독은 뉴스토마토를 통해 “차기작 준비 관계로 홍범도 장군 이슈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원 감독은 "요즘 정치적으로 논란이 되는 부분에 대해서 차기작 준비 관계로 미디어와의 접촉을 완전히 끊은 상태라 내용에 대해 잘 모르겠다. 죄송하다"고 말했습니다.
'봉오동 전투'의 실질적 주인공 ‘황해철’로 강한 인상을 남긴 유해진 소속사 측은 "정확하게 홍범도 장군과 관련된 이슈가 뭔지 모르겠다. 일단 배우가 작품 자체를 한지 오래 됐고 캐릭터를 연기했다는 이유로 좋은 이슈도 아닌 것 같은데 배우가 언급하는 것은 힘들 것 같다. 해당 이슈에 대해 조금 더 정확히 찾아 보겠지만 언급 자체가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습니다. ‘봉오동 전투’에서 ‘황해철’과 함께 사실상 투톱 주인공으로 등장한 ‘이장하’역의 류준열 소속사도 “이런 정치적 사안에 발언을 하기는 힘들다. 이해해 달라”고 전달해 왔습니다.
'봉오동 전투'에서 홍범도 장군으로 특별 출연한 배우 최민식은 봉오동 전투 승전 100주년을 맞아 국가보훈처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힘을 모아 제작한 홍범도 장군 업적을 기리는 4분짜리 영상의 한국어 내레이션을 맡았기도 했습니다. 수차례 시도 끝에 뉴스토마토와 연락이 닿은 배우 최민식은 "노코멘트다. 잘 아시지 않느냐. 미안하다"며 더 이상 해당 논란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침묵을 택한 겁니다.
홍범도 영상 제작과 배우 송혜교와 함께 봉오동 전투 100주년을 기념해 카자흐스탄 크질오르다 주립과학도서관에 홍범도 장군 대형 부조 작품을 기증한 서경덕 교수도 말을 아꼈습니다. 서교수는 "해당 사안이 정치화 되는 느낌이다. 이에 대해 발언을 하는 것조차 조심스러운 입장이다"며 언급을 피했습니다.
'봉오동 전투'를 시작으로 MBC '선을 넘는 녀석들'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등 각종 예능에서 홍범도 장군의 삶을 다뤘습니다. 홍범도 장군의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삶을 조명하고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카자흐스탄에서 생을 마감했던 그의 삶을 대중들에게 소개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논란이 불거지자 '침묵'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선을 넘는 녀석들'에 출연해 홍범도 장군에 관해 이야기를 했던 설민석 강사 역시도 현재 논란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나마 한국사 일타 강사로 유명한 전한길이 현재 평가에 대한 것이 각자 비중을 두고 싶은 것에 초점을 맞춰 정치적 잣대로 주장만 해 정치적인 분쟁으로 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역사 전문 강사이자 방송인 심용환 소장도 현재의 잣대로 과거를 규정하는 게 왜곡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러한 상황이다 보니 대중문화계가 홍범도 장군을 콘텐츠로서 주목하다 정작 논란이 되자 홍범도 장군을 '콘텐츠'로만 이용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된 것입니다. 공인으로써 논란에 침묵을 택한 것은 '비겁함'이라는 지적도 더해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부끄러운 현실입니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기사원문 : http://www.newstomato.com/ReadNews.aspx?no=1200665&inflow=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