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며 성장했다.” 17일 서울 성균관대에서 국민일보와 만난 심용환(47) 역사N교육연구소 소장은 과거 한국교회 성장의 비결로 ‘쓸모’를 꼽았다.
역사학자이자 작가인 심 소장은 ‘역사전쟁’(생각정원), ‘단박에 한국사’(위즈덤하우스) 등의 책들과 다수의 방송 활동을 통해 얼굴을 알려왔다. 유튜브를 통해서도 역사를 주제로 한 영상 콘텐츠를 공개하고 있다. 최근 올린 ‘만약! 한국에 교회가 없었다면?’이라는 제목의 영상은 500개 넘는 댓글이 달릴 만큼 관심을 받았다. 해당 영상에서 그는 “한국교회는 시대적 필요 속에서 성장해왔다”면서도 “지금은 과거보다 사회적 요구에 제대로 응답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선교사들은 신식 교육과 의료를 도입했고 교회는 독립운동과 민주화운동의 중심이었다. 산업화 시대에는 신앙을 기반으로 한 공동체적 소속감과 사회적 안전망 역할을 했다. 심 소장은 “오늘날 한국교회가 과거와 같은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는 7살 때부터 교회를 다녔다. 빈민선교로 잘 알려진 두레교회가 모교회다. 대학 시절에는 한국대학생선교회(CCC)에서 캠퍼스 선교에 힘썼고 졸업 후 후배들과 함께 ‘깊은 계단’이라는 기독인문학 공동체를 만들어 활동하기도 했다. 현재는 새문안교회(이상학 목사)에 출석 중이다.
교회는 ‘라퓨타’가 되고 있다 심 소장은 “140년 전 한국사회에 들어온 뒤 역사의 질곡 속에 비교적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쳐온 개신교가 2000년대 이후부터 시대와 단절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교회의 현주소를 ‘라퓨타(천공의 성)’에 비유했다. ‘라퓨타’는 조너선 스위프트의 소설 걸리버 여행기에 등장하는 공중에 떠 있는 섬으로 지식과 기술은 발전했지만, 현실 세계와 단절된 공동체다. 심 소장은 “과거와 달리 교회가 시대적 요구에 응답하지 못하면서 점점 고립되고 있다”며 “그 결과 젊은 층이 떠났고 신앙 공동체 내부의 연령대는 점점 높아졌다. 남아 있는 이들은 더욱 보수화됐다”고 말했다.
교회를 기반으로 부상한 ‘뉴라이트’ 사상도 교회와 사회의 틈을 벌린 요소로 꼽았다. 심 소장은 최근 출간한 ‘민주 공화국의 적은 누구인가’(사계절)에 한국교회와 뉴라이트의 관계를 분석하는 챕터를 담았다. 그는 “사회 변화에 대한 적대감, 진보 세력에 대한 거부감, 그리고 뉴라이트라는 새로운 집단의 영향력이 겹치면서 교회는 점차 극우 보수의 아성으로 변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극우 개신교’와 ‘보수 교회’는 엄격히 다르다고 했다. 심 소장은 “극우 개신교는 정치적 이념을 신앙과 결합하며 특정한 세계관을 절대화하는 경향이 있다”며 “반면 보수 교회는 신앙적 가치를 중시하면서도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극우적 목소리가 커지면서 보수적인 대형교회도 같은 프레임에 갇히게 됐다”며 “신앙이 특정 정치 이념과 결합하면 한국교회 전체가 사회적으로 고립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사회적 신뢰 회복하려면 심 소장은 교회를 향해 ‘신앙과 지성의 균형’을 요청했다.
“신앙과 지성은 대립하는 개념이 아닙니다. 종교개혁 당시 루터와 칼뱅도 신앙의 본질을 회복하려 했지만 단순한 믿음만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성경 번역, 교육 개혁, 사회적 변화에 대한 대응이 함께 있었습니다.”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신앙의 본질’을 유지하면서 사회적 역할을 고민해야 한다고도 했다.
“지금 한국 사회는 새로운 가치들을 고민하는 단계에 있습니다. 젠더 문제, 노동 문제, 복지 정책 등 다양한 이슈가 논의되고 있지만, 교회는 여전히 반공주의와 성장주의에 머물러 있습니다. 과거에는 교회가 시대를 앞서 나갔지만, 이제는 오히려 시대 변화에 뒤처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심 소장은 “여전히 교회가 시대적 요구에 응답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며 “이제 교회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때”라고 강조했다.
“한국교회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며 성장했다.” 17일 서울 성균관대에서 국민일보와 만난 심용환(47) 역사N교육연구소 소장은 과거 한국교회 성장의 비결로 ‘쓸모’를 꼽았다.
역사학자이자 작가인 심 소장은 ‘역사전쟁’(생각정원), ‘단박에 한국사’(위즈덤하우스) 등의 책들과 다수의 방송 활동을 통해 얼굴을 알려왔다. 유튜브를 통해서도 역사를 주제로 한 영상 콘텐츠를 공개하고 있다. 최근 올린 ‘만약! 한국에 교회가 없었다면?’이라는 제목의 영상은 500개 넘는 댓글이 달릴 만큼 관심을 받았다. 해당 영상에서 그는 “한국교회는 시대적 필요 속에서 성장해왔다”면서도 “지금은 과거보다 사회적 요구에 제대로 응답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선교사들은 신식 교육과 의료를 도입했고 교회는 독립운동과 민주화운동의 중심이었다. 산업화 시대에는 신앙을 기반으로 한 공동체적 소속감과 사회적 안전망 역할을 했다. 심 소장은 “오늘날 한국교회가 과거와 같은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는 7살 때부터 교회를 다녔다. 빈민선교로 잘 알려진 두레교회가 모교회다. 대학 시절에는 한국대학생선교회(CCC)에서 캠퍼스 선교에 힘썼고 졸업 후 후배들과 함께 ‘깊은 계단’이라는 기독인문학 공동체를 만들어 활동하기도 했다. 현재는 새문안교회(이상학 목사)에 출석 중이다.
교회는 ‘라퓨타’가 되고 있다
심 소장은 “140년 전 한국사회에 들어온 뒤 역사의 질곡 속에 비교적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쳐온 개신교가 2000년대 이후부터 시대와 단절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교회의 현주소를 ‘라퓨타(천공의 성)’에 비유했다. ‘라퓨타’는 조너선 스위프트의 소설 걸리버 여행기에 등장하는 공중에 떠 있는 섬으로 지식과 기술은 발전했지만, 현실 세계와 단절된 공동체다. 심 소장은 “과거와 달리 교회가 시대적 요구에 응답하지 못하면서 점점 고립되고 있다”며 “그 결과 젊은 층이 떠났고 신앙 공동체 내부의 연령대는 점점 높아졌다. 남아 있는 이들은 더욱 보수화됐다”고 말했다.
교회를 기반으로 부상한 ‘뉴라이트’ 사상도 교회와 사회의 틈을 벌린 요소로 꼽았다. 심 소장은 최근 출간한 ‘민주 공화국의 적은 누구인가’(사계절)에 한국교회와 뉴라이트의 관계를 분석하는 챕터를 담았다. 그는 “사회 변화에 대한 적대감, 진보 세력에 대한 거부감, 그리고 뉴라이트라는 새로운 집단의 영향력이 겹치면서 교회는 점차 극우 보수의 아성으로 변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극우 개신교’와 ‘보수 교회’는 엄격히 다르다고 했다. 심 소장은 “극우 개신교는 정치적 이념을 신앙과 결합하며 특정한 세계관을 절대화하는 경향이 있다”며 “반면 보수 교회는 신앙적 가치를 중시하면서도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극우적 목소리가 커지면서 보수적인 대형교회도 같은 프레임에 갇히게 됐다”며 “신앙이 특정 정치 이념과 결합하면 한국교회 전체가 사회적으로 고립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사회적 신뢰 회복하려면
심 소장은 교회를 향해 ‘신앙과 지성의 균형’을 요청했다.
“신앙과 지성은 대립하는 개념이 아닙니다. 종교개혁 당시 루터와 칼뱅도 신앙의 본질을 회복하려 했지만 단순한 믿음만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성경 번역, 교육 개혁, 사회적 변화에 대한 대응이 함께 있었습니다.”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신앙의 본질’을 유지하면서 사회적 역할을 고민해야 한다고도 했다.
“지금 한국 사회는 새로운 가치들을 고민하는 단계에 있습니다. 젠더 문제, 노동 문제, 복지 정책 등 다양한 이슈가 논의되고 있지만, 교회는 여전히 반공주의와 성장주의에 머물러 있습니다. 과거에는 교회가 시대를 앞서 나갔지만, 이제는 오히려 시대 변화에 뒤처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심 소장은 “여전히 교회가 시대적 요구에 응답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며 “이제 교회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때”라고 강조했다.
기사원문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0027878261&code=61221111&cp=nv